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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at 13-02-12 20:16
Tree of Life / 주용범
 written by 관리자
 
생명나무, 치유에 이르게 하는 영적인 아우라의 거처
 
 
몇 년 전에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을 보여 주겠다던 어느 통신회사의 광고 한 편이 주목을 끈 적이 있었다. 이 광고는 통신환경의 컨버전스(Convergence)를 통해 못 보던 세상을 펼쳐 보이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는 광고였는데 광고 속에는 ‘SEE THE UNSEEN’이라는 조금 특이한 문구가 슬로건으로 등장했었다. 이 슬로건의 의미는 ‘볼 수 없던 세계를 보라. 그 세계를 느끼고 경험하라.’쯤 되겠는데 상상 속에서나 가능할 법한 일들을 현실 속에서 구현해 보이겠다는 자신감을 표현한 잘 만들어진 슬로건이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 슬로건이 이정록의 개인전을 앞두고 그의 신작들을 소개할 적절한 문구를 찾고 있던 필자의 기억 속에 뜬금없이 떠올랐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보이지는 않지만 존재한다고 여겨지는 세계를 끊임없이 동경해왔다. 그리고 할 수 만 있다면 그러한 세계를 보는 것처럼 느끼면서 경험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구술과 글 그리고 이미지 등으로 그러한 세계를 실감나게 표현해 내고자 힘써왔다. 그 결과 근래에 들어와서는 급속도로 발전한 컴퓨터 그래픽 기술에 힘입어 3D는 물론 4D까지 구현이 가능해져서 입체영상뿐 아니라 냄새와 맛까지 느낄 수 있는 실감나는 가상현실의 시대까지도 열어 갈 수 있게 되었다. 그로 인해 사람들은 구술이나 글이 갖고 있었던 한계를 훨씬 뛰어 넘는 실재감을 맛보게 되면서 가상의 현실 체험은 물론 볼 수 없던 세계를 볼 수 있는 세계처럼 느끼며 경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진화를 거듭하며 발전해온 이미지 제작방법도 그 이력을 따져보면 여러 번의 부침을 겪으며 변화해온 사실을 알게 된다. 이미지 제작방법은 기술의 발전과 함께 그림에서 사진으로 또 사진에서 컴퓨터 그래픽으로 실감의 왕좌를 넘겨주며 순차적으로 변화해 온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과정 중에서도 사진의 변화가 특히 인상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것은 사진이 다른 장르와는 달리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방식을 넘어 연출하고 가공해서 보여주는 방식을 적극적으로 도입함으로써 컴퓨터 그래픽이 추구하듯 입체화면과 실감영상으로 내러티브(Narrative)의 시간적인 전개를 보여주는 방식이 아닌 즉각적이고 감각적인 화면으로 내러티브(Narrative)의 비시간적인 전개를 보여주는 방식 곧 시공과 감각 너머에 있는 정신적이거나 영적인 아우라를 표현하는 식의 여타의 장르와는 다른 변화의 양상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이정록의 사진 작업은 바로 이 같은 사진이 겪어 온 인상적인 변화의 중심에 자리해 왔다. 그는 자신의 개인적인 상황들을 다른 대상에 감정을 이입하는 형식으로 상징화해 표현한다거나 땅과 역사에 대한 집단적인 무의식을 아키타입의 형식으로 들추어낸다거나 정신적이고 영적인 분위기를 신화와 결합된 형식으로 풍경화해 보여주는 작업 등을 통해 인간의 삶을 고양시키며 치유해내는 사진이라는 독특한 작품세계를 열어왔다. 그런 그가 최근에 들어서는 보이지 않던 신화적이고 영적인 세계를 보이는 현실적인 세계 속으로 끌어들여 가시적인 세계로 변모시키는 매개자의 모습을 더 자주 보여주고 있다. 보이진 않지만 인간의 삶 속에 깊이 개입하고 있는 신화적이고 영적인 세계를 작품화 하는데 특별한 애정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신화적인 관점에서 보면 인간의 삶은 프로메테우스가 전해주었다는 불을 통해 비로소 문명으로 발전했다. 그리스·로마신화의 플롯 속에서 인간은 그렇게 야만을 벗어나 문명의 빛을 보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유대신화의 플롯 속에서 인간은 그것과는 전혀 다른 역사를 경험했다. 불을 통해 비로소 얻을 수 있었다는 문명 이전의 삶이 전혀 야만의 그것이 아니었음을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야만이 아니었을 뿐만 아니라 문명화된 삶이 간절히 원했던 유토피아에서의 행복한 삶이 이미 존재했었음을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유대신화는 이렇듯 문명이 인간의 삶을 낙원의 세계로 이끄는 것이 아님을 역설적으로 말해 주고 있다. 기술적인 발전이 아니라 영적인 각성이 더욱 중요한 것임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점은 문명의 이름으로 저질러진 전쟁과 대량살상의 역사를 통해서 여러 차례 확인 되어온 것이기도 했다.
 
유대신화 속에서 이러한 역설적 상황은 예언적으로 언급되어 나타나고 있다. 태초의 인간은 신으로부터 축복의 땅 에덴동산을 선물 받게 된다. 그러나 인간은 탐욕으로 인해 비극을 잉태하게 되고 결국 신의 노여움을 사게 되어 에덴동산에서 추방을 당하게 된다. 에덴동산에서 추방당한 인간은 탐욕의 요구대로 소유해야만 채워지는 결핍의 문명을 이루며 살게 된다. 인간의 삶은 더 이상 주어진 낙원에서 존재의 기쁨으로 만족하는 삶이 아니라 만들어진 문명에서 소유의 기쁨을 쫓는 피폐한 삶으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문명의 최종적인 목적지 역시 이미 주어졌지만 누리지 못했던 에덴동산에서의 삶을 모방한 만들어진 낙원에서 끝없이 탐욕을 채우며 사는 삶인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욕구는 끝내 인간의 역사를 파국으로 이끌어 가게 되고 만다는 것이다.
 
이러한 신화 속에서 에덴동산의 중앙에 서 있었다는 생명나무는 복되고 영원한 삶을 상징해왔다. 그렇기 때문인지 문명의 총구는 결국 이 생명나무를 향해 겨누어지게 된다. 방아쇠는 주어진 생명나무가 아니라 만들어진 생명나무를 향해 당겨지게 되는 것이다. 이미 주어졌으나 소유하지 못했던 복되고 영원한 삶의 모습까지도 문명을 가능케 한 기술을 통해 조작해 내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 인간에게 있어서 수단과 방법은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무분별한 유전자 조작 등을 통해 불멸의 삶을 소유하고자 하는 것은 그래서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끝없는 탐욕으로 인해 봉인되었던 진정으로 복되고 영원한 삶의 울타리는 허물어지고 그러한 삶을 상징해온 생명나무는 베어질 운명에 놓인 것이다. 이정록은이번전시에서선보이는생명나무연작을통해감상자의시선을바로이생명나무로이끈다. 태초 이래로 존재해왔지만 볼 수는 없었던 생명의 실체 곧 영적인 아우라에 휩싸여 있는 신비로운 생명나무를 바라보게 하는 것이다.
 
작가는 이 생명나무를 중심으로 해서 영적인 이야기와 이미지들을 화면 가득 내밀하게 수놓는다.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던 이야기와 이미지들이 생명나무 주위를 은은히 감싸고돈다. 꿈결 같은 이야기와 이미지들이 찬란한 빛의 자취 속에서 명멸한다. 한 때는 주어졌지만 곧 잃어버렸던 바라고 바라던 복되고 영원한 삶의 이야기와 이미지들을 화면 가득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작업은 이미 이전의 신화적 풍경, 사적 성소 등의 작품들을 통해 일부 발표되긴 했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특별히 생명나무에만 주목하고 있는 차별성을 보여주고 있다. 존재한다고 믿지만 보이지는 않았던 영적인 세계를 보이는 사물인 생명나무의 이미지를 매개로 해서 집중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현실 가운데 피안의 세계로 열려 있는 문과 같은 영적인 사진의 세계를 마음껏 펼쳐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미지는 혹자가 의문하듯 연출된 이미지이긴 해도 컴퓨터 그래픽으로 가공한 이미지는 아니다. 삼고초려 하듯 필요한 이미지를 얻기 위해 특정장소로 몇 번이고 찾아가 기다려서 얻은 이미지이거나 또는 특별한 의미를 담아 가족사진을 찍듯 필요한 대상들을 무대 위로 불러 모아 찍어낸 아날로그적인 사진 이미지인 것이다. 빛이라는 자연재료와 카메라라는 인공재료 그리고 약간의 설치물을 이용해 수작업을 통해서 만든 공이 많이 들어간 이미지인 것이다. 이러한 작업의 과정 속에서 빛은 사진을 가능케 하는 질료로써 뿐 아니라 순간적인 깜박임을 통해 영원의 모습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매체로도 기능했다. 그 중에서도 후레쉬를 떠난 섬광은 열매나 아우라로 그리고 천사의 이미지로 다양하게 변주되어 생명나무의 주변에 흩뿌려졌다.
 
특별히 이번 전시를 통해 선보이고 있는 생명나무 연작은 그 배경을 자연에서 무대로 옮기면서 이전의 작품들에 비해 한 편으론 소박한 느낌이 강해졌는가 하면 다른 한 편으론 극적인 느낌이 강해지는 나름의 변화를 겪었다. 이는 작가가 생명나무에 깃들어 있는 영적인 아우라를 강조하기 위해 배경을 제거한 체 오로지 나무와 빛의 변주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다. 그럼으로써 보이는 세계의 이미지는 줄어들었지만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인상과 여운은 더욱 강렬해진 색다른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이다. 이정록의 이 같은 담백하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로 충만한 사진 작업은 본 적은 없지만 본 듯이 믿고 있는 영적인 세계를 보이는 세계 속에 펼쳐냄으로써 감상자로 하여금 인간의 삶과 역사 속에 개입하고 있는 영적인 세계를 새롭게 보고 느끼며 경험토록 하고 있는 것이다.
 
‘SEE THE UNSEEN’ 필자는 기억 속에 뜬금없이 떠올랐던 이 문구를 존재하면서도 볼 수 없었던 영적인 세계와 그 분위기를 이미지화해서 보여주며 느끼고 경험할 수 있게 하고 했다는 점에서 광고보다는 오히려 이정록의 영적인 사진 작업을 설명하는데 더 잘 어울리는 문구라는 생각 때문에 글의 서두에서 잠깐 언급했던 바 있었다. 이정록은 이처럼 치유에 이르게 하는 영적인 아우라의 거처인 생명나무를 바라볼 수 있는 이미지로 찍어내는 작업을 통해서 감상자로 하여금 그 이미지 안에서 삶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새롭게 발견토록 함은 물론 그로 인해 삶의 회복까지를 이루어낼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하고 있는 것이다.
 
 
주용범(전시기획자) / 2008
 
 
Tree of Life
 
Lee, Jeong-lok’s photo work has his own unique style by symbolizing with importing his personal situation into other things by revealing group unconsciousness on the earth and the history with archie type and by landscaping spiritual atmosphere combining with myth, which is called to heal and boost human’s life. Currently he induces his mythic and spiritual world to the real world and visualizes it.
 
He attracts people to ‘Tree of Life’ through its series at this exhibition. Even though the true nature of life has been existed since the beginning of the earth but we couldn’t see it. This exhibition makes us look the mystique tree of life surrounded by spiritual aurora. Lee, Jeong-lok embroiders secretly spiritual stories and images in the center of ‘the tree of life’. The stories and images which couldn’t be seen and heard surround dimly the tree of life. Dreamy stories and images glimmer in the shiny trace of light. Blessed and endless life stories and images which once were given but lost, and were sought and looked, are contained in the photos.
 
This kind work was already shown through the former mythic landscape and the personal sacred place but this exhibition only focuses on the tree of life. Tree of life is the medium to show the spiritual world which is believed in but cannot be seen. By this way, the spiritual photographic world is spread through the gate which is open to the nirvana world in the center of the real world. As these images may be suspected to some computer graphics, they are directed and created, but not computer graphics. To get this image, he went to the same place over and over again or brought needed objects to the stage like taking a family photo to get this outcome. These analog images needed much manual effort using nature source of light, artificial source of camera, and some equipment.
 
Light in this progress was not only the substance to make this image possible but also symbolical medium to show spiritual shape at the moment of a flash. Above all, light out of a flash was transformed to the aurora of fruits and the images of angels, and spattered around of the tree of life.
 
Especially the series of the tree of life shown at this exhibition moved its background from nature to stage, which can be felt simple in some way and also can be felt dramatic in some other way. This is because Lee, jeong-lok got rid of a background and only focused on the variation of the tree and light to emphasize the spiritual aurora woven in the tree of life. By this way, the seen world can be reduced but the impression and lingering imagery of unseen world could make unusual outcome. Lee, jeong-lok’s photos filled with plain and mystical atmosphere make people see, feel and experience the spiritual world which intervenes in the human’s life and history by spreading the spiritual world which can be seen but is believed in to the real world.
 
 
Ju, Ryong bum(Curator) /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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